드라마<미생>에 열광한 직장인들
스스로는 ‘오차장’과 ‘장그래’라고 평가하면서, 회사에는 ‘마부장’과 ‘성대리’가 많다고 하소연
- 직장인 39.6% “현재 번아웃 증후군 상태”, 62.5% “주변에 번아웃 증후군인 사람이 많은 편”
→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(trendmonitor.co.kr)가 전국 만 19~59세 직장인 남녀 1,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‘번아웃 증후군’(Burnout syndrome)과 드라마 <미생>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“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ㆍ정신적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, 자기혐오,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”을 일컫는 ‘번아웃 증후군’의 용어를 알고 있는 직장인들이 2014년 39.3%에서 2015년 55.5%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.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번아웃 증후 상태를 언급하거나 들어본 경험이 많아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. 전체 10명 중 4명(39.6%)은 스스로가 현재 번아웃 증후군 상태에 해당되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. 남성(36.8%)보다 여성(42.4%), 그리고 젊은(20대 44.8%, 30대 42%, 40대 41.6%, 50대 30%) 직장인일수록 자신을 번아웃 증후군 상태라고 많이 생각하는 편이었다. 또한 주변에 번아웃 증후군에 빠진 사람이 많은 편이라고 바라보는 직장인들이 62.5%에 달했다. 소폭이지만 2014년(61.4%)보다 더 증가한 결과로, 번아웃 증후군이 상당수 현대 직장인들이 앓고 있는 공통된 증상일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질 만 했다.
- 전체 52.5% “업무로 인해 완전히 탈진” 81.5% “일에 지쳐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만 앞서”
→ 실제 번아웃 증상을 평가해 본 결과, 개개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을 공산이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. 먼저 전체 52.5%가 업무로 인해 완전히 탈진되었다고 느끼는 상태라고 응답하였다. 50대(40%)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절반을 넘는 직장인(20대 57.2%, 30대 57.2%, 40대 55.6%)이 업무로 인한 완전 탈진 상태를 호소하였다. 전체 81.5%는 일에 지쳐 업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. 이런 직장인은 2014년(77.5%)보다 증가한 것이며, 특히 20대(84%)와 30대(88.4%) 젊은 직장인들이 지쳐서 업무를 빨리 끝내기에 급급하다는 응답을 많이 하였다.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생각만 하면 피곤함을 느끼고(14년 68.6%→15년 71.3%), 퇴근할 무렵에는 완전히 소진된 느낌이 든다(14년 64.9%→15년 66.4%)는 직장인도 작년보다 늘어난 모습이었다. 직장인 10명 중 7명(70.5%)은 업무로 인해 정서적으로 메말라 간다는 것을 느끼고도 있었다.
- 직장인 10명 중 3명만 “현재 회사의 직원간 결속력 높고, 회사 일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러워”
→ 이렇게 현대 직장인들이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‘감정노동’의 증가와 함께 소속감과 유대감이 부족한 직장문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. 먼저 요즘 회사에서 불필요한 감정 노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직장인(42.3%)이 그렇지 않은 직장인(23.9%)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. 특히 여성(남성 36.8%, 여성 47.8%)과 젊은(20대 50.4%, 30대 45.2%, 40대 40.4%, 50대 33.2%) 직장인이 직장 내에서 감정 노동을 더 많이 겪는 편이었다. 게다가 직장인 10명 중 3명만이 자신이 현재 다니는 회사의 직원간 결속력이 높은 것 같고(29.9%), 회사의 일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럽다(28.6%)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. 그만큼 직장 내에서 서로간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. 회사에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는 응답도 2명 중 1명(51.7%)에 그쳤다.
- 번아웃 증후군의 해결방안으로 ‘직원 상호간 노력을 인정하고 북돋아주는 문화’가 가장 절실
→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전체 직장인의 64.9%는 내가 다니는 회사가 다른 회사에 비해 좀 더 인간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. 또한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노력을 인정하고 북돋아주는 분위기라면 바쁜 회사생활이라도 잘 견뎌낼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직장인이 무려 75.1%에 달한다는 점에서, 현재 우리사회의 직장 문화의 개선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보여준다. 실제 번아웃 증후군의 해결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직원 상호간 노력을 인정하고 북돋아주는 문화(76%, 중복응답)를 꼽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. 그 다음으로 급여인상 및 성과급 지급(68.8%)과 직장인들에게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의 노력(61.5%)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으며, 스스로의 자기계발 노력(35.6%)과 법정휴가의 이행에 대한 정부관리 감독(33.3%)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.
- 직장인 10명 중 6명 “직장생활의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편”, 특히 젊은 직장인들이 높게 느껴
→ 대부분의 직장인(96%)이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는 가운데,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편이라는 직장인이 10명 중 6명(58.7%)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. 특히 젊은 직장인들이 직장 내 스트레스의 강도를 더욱 높게(20대 66.8%, 30대 65.2%, 40대 61.2%, 50대 41.6%) 느끼고 있었다. 남성(58.2%)과 여성(59.2%)의 스트레스 수준 차이는 거의 없는 가운데, 전문직 종사자가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(70.5%)가 다른 직업에 비해 높은 특징도 나타났다. 반면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강도를 보통수준이라고 평가한 직장인은 31.3%였으며, 낮은 편이라고 응답한 직장인은 단 10%에 불과하였다.
- 직장생활 스트레스로 겪는 신체적 변화는 ‘극도의 피로감’과 ‘의욕상실’, ‘이유 없는 분노’ 등
→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겪게 되는 대표적인 신체적 변화는 극도의 피로감(67.7%, 중복응답)과 의욕상실(63.8%)이었다. 다음으로 이유 없는 분노(56.7%)와 무기력감(44.8%), 집중력 저하(44.6%)와 수면 장애(39.4%)를 겪는 직장인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. 젊은 직장인들이 더 많은 피로감(20대 73.6%, 30대 70.8%, 40대 70%, 50대 56.4%)과 무기력감(20대 52%, 30대 46%, 40대 42.8%, 50대 38.4%)을 호소하는 것도 특징이었다. 또한 다른 이성에 비해 여성은 피로감(남성 61.8%, 여성 73.6%)을, 남성은 집중력 저하(남성 48.8%, 여성 40.4%)를 많이 느끼는 편이었다.
-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는 정도가 가장 높은 대상은 ‘직장상사’와 ‘고객’
→ 각 대상별 스트레스 유발 정도를 평가한 결과,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는 정도가 가장 높은 대상은 역시 직장상사였다. 전체 직장인의 56.6%가 직장상사가 스트레스를 많이 유발하는 편이라고 응답하였으며, 아무래도 젊은 직장인들이 직장상사의 스트레스 유발 정도를 높게 평가(20대 65.6%, 30대 60.4%, 40대 53.6%, 50대 46.8%)하고 있었다. 그에 비해 직장상사가 주는 스트레스 빈도가 낮은 편이라는 응답은 19.1%에 불과하였다. 임원들 역시 스트레스를 빈번하게 느끼게 하는 주 대상(스트레스 유발 정도 높음 52.8%, 낮음 21.8%)이었으며, 회사 고객들에게 느끼는 스트레스 유발 정도(높음 53.6%, 낮음 20%)도 높은 수준이었다. 고객의 경우에는 특히 남성(47.6%)보다 여성(59.6%)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더 자주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. 반면 직장 동료(스트레스 유발 정도 높음 29.4%, 낮음 35.4%)와 후배(높음 21.6%, 낮음 45.8%)는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빈도가 적은 편이었다.
-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상사는 ‘팀원과 직원을 존중하지 않는 상사’
→ 직장인들에게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상사의 유형은 ‘팀원과 직원을 존중하지 않는 상사’(5점 만점 4.11점)였다. 불가능한 시간 안에 업무처리를 요구하는 상사(4.07점)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는 상사(4.07점), 이유 없이 질책하는 상사(4.06점)가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는 의견도 매우 많았다. 그 밖에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상사(3.99점)와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(3.98점), 주말에 일 처리를 명령하는 상사(3.96점)로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.
- 직장인 대부분(93.5%)이 <미생>을 인지, 가장 많이 접했던 <미생> 컨텐츠는 웹툰보다 드라마
→ 지난 한 해를 대표하는 컨텐츠로 꼽히는 <미생>에 대한 조사 결과, 직장인 대부분(93.5%)이 <미생>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. <미생> 컨텐츠를 알고 있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접했던 컨텐츠는 역시 드라마(72.4%, 중복응답)였으며, 웹툰(26.5%)과 단행본(7.2%)이 그 뒤를 이었다. 원작인 웹툰의 주 소비층은 30대 직장인(36.2%)이었다. 반면 얘기를 많이 들었을 뿐 어떤 형태로든 직접 본 적이 없다는 응답은 18.9%에 그쳐,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<미생> 열풍에 동참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.
- <미생> 열풍의 이유? “직장생활 실감나게 표현하였고(74.9%), 공감되는 에피소드 많아(68.5%)”
→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<미생>에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? 드라마와 웹툰, 단행본을 통해 <미생>을 직접 본 직장인들은 직장생활을 실감나게 표현하였고(74.9%, 중복응답), 공감이 되는 에피소드가 많다(68.5%)는 점을 <미생> 열풍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. 각 직장생활 에피소드에 대한 공감은 특히 30대(77.7%)와 40대(70.5%)가 많이 느끼고 있었다. 그 다음으로는 직장 내 권력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(58.3%),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이야기해줬으며(53%), 신입사원들의 회사 생활 적응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(51.1%)는 호평이 뒤를 이었다. 비정규직의 서러움에 대해서는 실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여성 직장인(59.2%)이, 신입사원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20대 젊은 직장인(59.6%)이 많이 공감하고 있어, 그만큼 <미생>이 각 연령별 직장인들의 애환을 골고루 잘 담아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.
- 스스로에 대한 고평가? 가장 가까운 인물로 사원급 ‘장그래 사원’, 차/부장 ‘오상식 차장’ 꼽아
→ 드라마 <미생>을 본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한 극중인물은 오상식 차장(57%, 중복응답)이었다. 다음으로는 장그래 사원(44.3%), 김동식 대리(41.7%), 안영이 사원(34%), 한석률 사원(25.4%), 선지영 차장(23.6%), 강해준 대리(21.9%) 순이었다. 본인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인물로는 주인공인 장그래 사원(17.9%)을 꼽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았다. 또한 김동식 대리(14%)과 오상식 차장(9.6%), 안영이 사원(8.1%), 선지영 차장(5.3%) 등 대체로 드라마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 캐릭터들을 자신과 연결 짓는 모습이었다. 특히 미생을 대표하는 인물인 장그래와 오성식의 경우 실제 비슷한 나이와 직급의 직장인들이 감정이입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. 장그래 사원이 본인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사원(26.1%)과 20대(29.2%)의 비중이 단연 높았으며, 오상식 차장에 대해서는 차장/부장(24%)과 40대(13.7%), 50대(18%)가 스스로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.
- 그러나 회사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로는 ‘마부장’, ‘최전무’, ‘성대리’ 등 악역들 위주로 꼽아
→ 그러나 자신에 대한 높은 평가와는 달리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안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로는 대부분이 시청자에게 지탄을 받았던 악역들을 꼽아 눈길을 모았다. 직장인들이 꼽은 드라마 <미생>의 등장인물 중 ‘우리 회사에 있는 가장 비슷한 인물’은 마복렬 부장(22.6%, 중복응답)과 최영후 전무(20.7%)였다. 특히 마부장의 경우는 드라마에서 ‘폭언’과 ‘여성비하’를 일삼은 캐릭터라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이런 선택은 실제 직장생활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. 다음으로 성준식 대리(18.3%)와 박종식 과장(17%)을 많이 꼽았으며, 오상식 차장(15.8%)과 하성준 대리(15.7%), 김동식 대리(13.3%)를 볼 수 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.
본 조사는 특정 기업의 의뢰 없이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컨텐츠사업부(트렌드모니터)의 자체 기획 및 자체 비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.